My writing

그날

부산인터넷뉴스 2009. 8. 16. 09:47

 

 

 

하루의 끝에서 남편은 어둠을 안고 몸부림친다.

엄습해오는 어둠에 긴 한숨과 탄식이 바닥을 구른다.

하늘과 땅이 아니 온 우주가 어둠에 갇혀버린 듯한.

그만 세상을 내려놓으려 한다.

 

급해진 아들이 하늘을 본다.

남편의 코로 연결된 호스의 끝을 헤아리며 알약을 갈기 시작한다.

밤마다 병실등지고 바라본 송도 앞바다를 훔쳐본다.

희망같이 반짝이던 화물선의 불빛들이 어른거린다.


주치의 말씀을 불신하던 내게 아들은 먼지알갱이 같은

희망을 쥐어주듯 동감을 표한다.


언듯 남편의 눈 꼬리에 반짝이는 물방울이 온 병실을 적시고

병실 바닥까지 내려앉은 내게 아들은 다시 작은 희망을 쥐어준다.

희미하게 웃어본다.


가속이 붙은 남편의 하루는 빠르게 세상을 밀어내고 있다.

자꾸만 뒤로 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