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가정폭력이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

부산인터넷뉴스 2006. 12. 21. 17:10
가정폭력이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노출되어온 자녀는 부모가 되어 그 자녀를 학대할 우려가 높고, 청 소년기에도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폭력의 대물림」을 입증하는 연구 들이 보고되고 있다. 학교폭력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가정폭력과 학교 폭력과의 관련성에 관한 주목은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문제해결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 으로 판단된다.

학교폭력가해자 심층면접결과
본 연구는 대구지방검찰청에 의뢰하여 학교폭력범으로 집행유예나 보호관찰 명령을 받은 가해자 남·여 각각5명, 총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개별면접을 실시한 사례연구로, 학교폭력 실태, 가정폭력 경험과 가정폭력의 후유증을 조사하여 가정폭력이 청소년의 학교폭력에 미 치는 관계를 분석하였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언어적 폭력 뿐만아니라 주먹질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심각한 신체적 폭력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신체적 폭력을 행사 하는 빈도와 강도가 강하였다.

학교폭력가해자 모두는 가정폭력 경험과 동시에 부모간의 가정폭력 목격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남 5명, 여 1명)이 언어적 폭력과 심각한 신체적 구타를 경험하였으며 이들은 역시 부모간의 심각한 신체적 구타도 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4사례에서는 언어적 폭력과 훈육적 체벌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그들 도 부모간의 언어적 폭력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신이 경험한 가정폭력 정도가 심 각할수록 부모간의 가정폭력 목격 경험도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성별로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심각한 신체적 구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술취한 아버지가 '다 죽여 버리겠어'라고 하시면서 부엌칼로 위협을 하시곤 했어요" "어느날 엄마의 퇴근이 늦어지자 이를 핑계로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집에 들어오시 는 엄마에게 '무엇을 하고 이제 왔어, 빨리 말안해'라고 다구치시며 엄마를 몽둥이로 마 구 때려 얼굴과 다리에 상처가 났고, 이를 말리는 제게도 아버지가 '너도 같은 편이지' 라고 하시며 몽둥이로 마구 때렸어요" "엄마는 술만 드셨다 하면 '아이구 내팔짜야'하시면서 큰 소리로 우시고, 보이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주변에 있는 사람을 괴롭혀요. 어릴때는 빗자루나 몽둥이로 맞았 고요 한번은 연탄집게로도 맞았어요, 중학교때부터 엄마가 술취한 날은 집을 나가 친구 집에 가서 잤어요." "삼촌으로부터 '개 야', '때려 죽인다'는 욕설과 함께 머리 뺨은 물론이고 아무데나 사정없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어요. 삼촌이 보이기만 해도 무서워요."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알코올중독이거나 의처증 등의 인성적(기질적) 특성을 가 질 때 자녀를 구타하거나 배우자를 구타하는 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해자의 대 부분은 아버지였다. 학교폭력가해자들은 가정폭력 경험의 후유증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 이외에 학교적응장 애, 행동장애, 정신장애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폭력경험은 청소년의 인성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언어적 폭력과 훈육적 체벌을 경험한 사례에서는 학교적 응장애와 행동장애가 나타났으며, 정신장애는 심각한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사례에서 나타 났다.

"잠을 자기가 두려워요, 잠을 자려고 하면 '재수 없는 생각(자신이 맞은 기억, 어머니가 맞은 기억, 자기가 남을 때린 기억 등)'이 떠올라 잠들기가 어려워요." "남들이 나를 힐 끔 쳐다보기만 해도 나를 비웃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어 때렸어요."

ISE(Index of Self-Esteem)검사에서도 남학생들이 70점이상의 높은 점수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청소년들은 오랫동안 노출되어온 가정폭력피해 경험으로 자신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공격자로 정체화(identified) 되었다고 분석된다.

아무리 심각한 신체적 구타를 경험하더라도 가족내에서 자신을 지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원이 있는 경우는 심각한 후유증(정신장애)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접근하는 치료적인 개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스트레스원을 만났을 때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지지체계를 가정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학교폭력가해자는 가정폭력의 희생자
이상의 결과에서 볼 때, 가정폭력 경험이 심각할수록, 가정폭력의 후유증도 심각하였으 며,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가해정도도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폭력가해자들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즉, 학교폭력가해자에 대한 접근은 가정폭력의 희생자 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된다고 볼 수 있겠다.

원조 전략

one stop service center
설립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대부분 여성과 자녀로 폭력에 의한 심각한 정신병리와 신체적 상해 를 가질 수 있으므로 신속하고 안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폭 력에 의한 후유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심층적인 치료와 동시에 가정·학교·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재활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4시간 상시운영체제를 확립하여 응급 전화상담, 긴급대피의 기능, 상담·치료서비스, 의료지원, 법률지원, 교육지원, 직업훈련 및 고용지원서비스 등의 가정폭력 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모색하는 방향의 one stop service center의 설립이 필요하다. 한편 가해자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제반여건의 확충과 의무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강력한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사회사업제도의 도입
학교폭력가해자는 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가정폭력피해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시킬 가능성이 매우 커 학교에서 이를 원조해 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 다. 이를 위해 학교내에 학생들과 교사의 문제들을 전문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학교사회사 업제도의 제도적 장치 마련과 이러한 제도의 정착화가 필요하다. 또한 학교폭력 가해자는 가정폭력 피해자이므로 이들이 법률적으로 가해자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 는 옹호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탄력적 교육시스템 마련
부상 또는 정신장애 등 폭력 후유증의 심각성에 따라 학업문제를 잠시 연기해야 하거나 학교적응에 곤란을 겪거나 중도탈락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다른 학생들로부터「낙인」등의 문제로 복학을 기피하므로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가정교육, 통신학 교, 주말학교 등의 탄력적 대안학교 체계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 초·중·고·대학 교과 과정에 부모역할과 자녀양육의 중요성에 관한 체계적 교육 실시
△ 가정과 학교에서의 체벌 에 대한 개념 정립
△ 가부장적 문화타파
△ 대중매체에 대한 폭력성의 규제
△ 폭력신고의 의무화 등을 들 수 있겠다.

김정옥·장덕희 (본원원장·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