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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이 백일장에...

부산인터넷뉴스 2007. 4. 14. 02:59
[【교안배성근교수】] 김삿갓이 백일장에 참가했을때의 시제


김삿갓이 백일장에 참가했을때의 시제

< 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 >

  즉 이 글은 가산(嘉山)의 정(鄭)공이 죽음으로 충성된 절개를 지켰음을 찬양하고 적에게
항복을 한 김익순(金益淳)의 비겁한 죄를 하늘이 알고 있음을 공박하라는 내용이었다.

원      문

해          석          문

曰爾世臣金益淳

鄭公不過卿大夫

將軍桃李壟西落

烈士功名圖末高

詩人到此亦慷慨

撫劍悲歌秋水唆

宣川自古大將邑

比諸嘉山先守義

淸朝共作一王臣

死地寧爲二心子

升平日月歲辛未

風雨西關何變有

尊周孰非魯仲連

輔漢人多諸葛亮

同朝舊臣鄭忠臣

抵掌風塵立節士

嘉陵老史揚名楨

生色秋天白日下

魂歸南墓伴岳飛

骨埋西山傍伯夷

西來消息慨然多

門是誰家食祿臣

家聲壯洞甲族金

名字長安行列淳

家門如許聖恩重

百萬兵前義不下

淸川江水洗兵波

鐵甕山樹掛弓枝

吾王庭下進退膝

背向西城凶賊脆

魂飛莫向九泉去

地下猶存先大王

忘君是日又忘親

一死猶輕萬死宜

春秋筆法爾知否

此事流傳東國史

  대대로 국은을 입어 온 김익순은 듣거라.

  정공은 한갓 문인의 몸이지 않았느냐.

  한나라의 이능은 농서에서 항복했으니 너와 같은 부류며

  정공의 충성은 열사들의 초상에서 악비와 같이 드높도다.

  이쯤 되면 시인도 강개한 마음을 금할 수 없으니

  가을 물가에서 칼을 어루만지며 슬픈노래를 아니 부를 수 없도다.

  선천은 자고로 대장이 지키는 고을이어서

  가산에 비하면 먼저 지켰어야만 옳은 일이었도다.

  천명한 조정의 한 임금의 신하된 몸으로

  죽는 마당에 어찌 두 마음을 먹었단 말이냐.

  태평세월 평탄하던 신미년에 이르러

  돌연 풍우가 관서에서 일었으니 이 무슨 변고인가.

  주나라를 받드는데 노중연 같은 충신을 들지 아니해도

  한나라를 구할 시에 제갈량 같은 인제가 많았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정충신은 이름을 드높여

  맨손바닥으로 적과 싸우다 절사하였도다.

  가산에서 쓰러진 이 늙은 충신은 이름을 드높여

  가을 하늘의 밝은 태양 아래서 길이 빛나리로다.

  그의 혼은 남묘에 돌아가도 약비와 짝을 할 것이며

  뼈는 서산에 묻혀도 백이와 자리를 같이 하리라.

  서쪽에서 슬픈 소식이 끊임없이 들리니

  네가 바로 국록을 도식한 불충한 신하가 아니었더냐.

  가문은 장동 김씨 명문거족이었고

  이름은 장안에서 세도 있는 순자 항렬이로다.

  가문은 이처럼 이름높아 성은이 두터울진데

  백만의 적 앞에서도 의를 굽히지 말지어다.

  청천강 푸른 물이 고이 씻은 병마와

  철옹산 푸른 나무에 걸었던 활이 있잖느냐.

  상감 앞에서는 진퇴를 삼가던 무릎으로

  서쪽의 흉적에게 머리를 돌리고 무릎 꿇고 말았으니

  죽은 네 혼은 황천에도 가지 못할 것이며

  저승에도 선대와의 영혼은 계실 것이니라.

  임금을 버린 날은 바로 조상을 버린 날일지니

  한번 죽어서는 그 죄가 가볍고 만번 죽어 마땅하리라.

  춘추의 필법을 너는 알고 있느냐.

  너의 일은 역사 위에 길이 남을 것이로다.

 

김삿갓의 시속으로....

원         문

해     석     문

     江湖浪人又逢春하니
     約伴時朋과 會寺樓라

     小同人來하니 流水暗하고
     古龕僧去하니 白雲浮라

     薄誘少答三生願인데
     豪飮能消에 萬種愁라

     擬把淸犧하여 靑枾葉하고
     臥聽西園에 雨聲幽라

   강호의 유랑객이 다시 봄을 맞으니
   시쓰는 벗들과 절간에서 시회를 같이 하였도다

   골짜기에 한사람만 나타나도 물가에는 그림자 어리고
   절찾아가는 스님 머리에는 흰구름이 떠 있구나.

   어쩌다가 금강산에 오니 삼생원이 풀린 듯하고
   술을 마신다면 온갖 수심도 사라지리라

   내 이 간절한 회포를 감나무 잎에 적어놓고
   한가로이 누워 있자니 서원의 빗소리가 그윽하구나.

     若捨金剛景이며
     靑山皆骨餘라

     其候騎驢客은
     無興但躊躇리

   만약에 금강산의 경치를 버린다면
   청산은 모두 뼈만 남으리라

   그런다음 나귀타고 온 길손은
   흉이 없어 다만 주저하겠지.

     長夏居然하고 近素秋하여
     脫巾抛襪하고 步寺樓라

     波聲通野하여 巡墻適하고
     斡色和煙은 繞屋浮라

     奏到虛空하니 生肺喝하고
     詩猶餘責하니 上眉愁라

     與君分手에 芭蕉雨하면
     應相歸家에도 一夢幽라

   긴긴여름 선뜻가고 가을이 다가와
   건을 벗고 맨발로 절간을 거니네.

   시냇물은 졸졸 담을 끼고 감돌고
   아지랑이 빛은 연기와 함께 집에 자욱 퍼지네.

   술은 다 마시고 빈병만이 남으니 갈증만은 더하고
   시만 자꾸 생각하니 수심만 맺혀지네.

   그대와 파초잎에 비내리는 이곳에서 작별하면
   집에 돌아가서도 꿈속에 그리울 걸세.

     百尺丹岩桂樹下에
     紫門久不向人開라

     今朝忽遇詩仙過에
     喚鶴看庵乞句來라.

   백척 붉은 바위 밑 계수나무 아래 싸리문은
   오래 동안 닫혀 찾는 이 없었네.

   오늘 아침 홀연 지나가는 시선을 만났으매
   타고 가는 학을 불러 암자로 그를 청해 불렀도다.

     矗矗尖尖怪怪奇하여
     人仙神佛共堪疑라

     平生詩爲金剛惜이나
     及到金剛不敢詩라.

   꼿꼿하고 뾰족하고 기이함이 더욱 신비스러워
   
시신도 부처님도 신령님도 깜짝 놀라네.

   평생 소원이 금강산을 읊으리라 별러 왔는데
   막상 금강산을 대하니 시가 나오지 않도다.

     林亭에 秋己晩하니
     騷客은 意無窮이라

     遠水는 連天碧하고
     霜楓은 向日紅이라

     山吐는 孤輪月하고
     江含은 萬里風이라

     塞鴻은 何處去인가
     聲斷에 寶雲中이라

   숲속정자에 이미 가을이 깊었으매
   글짓는 나그네의 심사는 덧없이 슬프도다.

   물길은 멀어 하늘에 닿은 듯 푸르른데
   서리 맞은 단풍은 햇빛을 받아 붉기도 하여라

   산은 동그라운 달을 외롭게 내뿜고
   강은 멀리서 오는 바람을 한 것 먹음었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느냐.
   
구슬픈 소리가 저믄 구름속에서 들려오누나.

 

     노승과 김삿갓의 시읊기

노 승 : 朝登立石雲生足
              (아침에 입석봉에 오르면 구름은 발 밑에서 일어나고)

     삿 갓 : 暮飮黃泉月掛脣
              (저녁에 황천물을 마시니 달이 입술에 걸리도다.)

     노 승 : 澗松南臥知北風
              (물가의 소나무가 남쪽으로 누으매 북풍이 주는 것을 알겠고)

     삿 갓 : 軒竹東頃覺日西
              (마루의 대나무 그림자가 동쪽으로 기우니 날 저문 것을 알겠노라.)

     노 승 : 絶壁雖危花笑立
              (절벽은 비록 위태로우나 꽃은 웃으며 피어 있고)

     삿 갓 : 陽春最好鳥啼歸
              (양춘은 가장 좋은 때련만 새는 울며 돌아가네.)

     노 승 : 天上白雲明日雨
              (하늘에 흰구름 내일의 비가 될 조짐이요.)

     삿 갓 : 岩間落葉去年秋
              (바위 틈에 떨어진 앞은 지난 가을의 흔적이네.)

     노 승 : 兩姓作配己酉日最吉
              (양성이 혼사를 지내려면 기유일이 제일 좋고)

     삿 갓 : 半夜生孫亥子時難分
              (밤중에 아이를 낳으려면 해자시가 어렵도다.)

     노 승 : 影侵綠水衣無濕
              (그림자는 록수에 젖었는데 옷은 젖지 아니하고)

     삿 갓 : 夢踏靑山脚不苦
              (꿈결에 청산을 거닐었으나 다리는 고되지 않도다.)

     노 승 : 群鴉影裏天戶家
              (무리진 갈가마귀 그림자 속에 천호의 저녁이 저물고)

     삿 갓 : 一雁聲中四海秋
              (외기러기 울음소리에 천지는 사해에 잠겼도다.)

     노 승 : 假僧木折月影軒
              (가중나무 가지가 부러지매 달그림자가 마루에 어른거리고)

     삿 갓 : 眞婦菜美山姙春
              (참며느리 나물이 제맛이 드매 산은 봄을 머금었도다.)

     노 승 : 石轉千年方倒地
              (산 위의 돌은 천년이나 굴러야 따에 이를 듯하고)

     삿 갓 : 峰高一尺敢摩天
              (높은 봉우리라 한 자만 더하면 하늘을 찌를 듯하도다)

     노 승 : 靑山買得雲空得
              (청산을 사고 보니 구름은 절로 얻은 셈이요.)

     삿 갓 : 白水臨來魚自來
              (백수에 다다르니 고기는 절로 오도다)

     노 승 : 秋雲萬里魚鱗白
              (가을 구름이 만리에 뻗쳤으니 고기 비늘처럼 하얗고)

     삿 갓 : 枯木千年鹿角高
              (천년 묵은 고목은 사슴 뿔인 양 높구나)

     노 승 : 雲從樵兒頭上起
              (구름은 나무꾼 아이놈의 머리위에서 일고)

     삿 갓 : 山入慓娥手中鳴
              (산은 빨래하는 계집의 방망이 소리에 울더라)

     노 승 : 登山鳥來羹
              (산에 오르니 새들이 쑥국쑥국하며 울고)

     삿 갓 : 臨海魚草餠
              (바다에 가니 고기가 풀떡풀떡하고 뛰더라)

     노 승 : 月白雪白天地白
              (달빛도 희고 눈빛도 희니 천지가 모두 희고)

     삿 갓 : 山深夜深客愁深
              (산도 깊고 밤도 깊어 나그네의 수심도 깊도다)

     노 승 : 燈前燈後分晝夜
              (등잔의 앞과 뒤는 밤과 낮처럼 구분되어 있고)

     삿 갓 : 山南山北判陰暘
              (산의 남북으로 양지와 음지를 구분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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