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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학이란...

부산인터넷뉴스 2007. 4. 14. 03:08
[【교안배성근교수】] 대중문학이란 무엇인가..


대중문학의 선은 어디까지인가 : 대중문학이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이며, 또 지양해야 할 것은 또 어떠한 것인가. 그것은 대중문학의 정의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며, 대중문학의 미래를 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언뜻 거창해 보이기는 하나 세상만사 모든 일이 올바른 앎에서 출발한다는 고전적인 사고와 다를 바 없다. 어쨌든.

일단 서론은 차치하고, 대저 대중문학이란 무엇인가? 토론발제에서 쓰이는 '대중문학' 이라는 단어가 좀 모호하지만, 그것은 대중들이 쓰는 문학이 아니라 대중들이 읽는 문학이다. 보통의 문학 양식에 충실하면서도 대중의 기호에 부합하는 문학이 바로 대중문학인 것이다. 이렇게 말로하면 정말 간단하네? 그런데 사실 그게 간단한게 아니다. 사람을 극단의 상대주의자로 몰고가기에 충분한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사람들의 기호는 모두 다르며, 따라서 대중의 기호란 말 자체가 극히 모호한 개념이다. 그러나, 분명한 개념은 서지 않더라도 어느정도의 윤곽은 그려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문화적 코드가 그러할 텐데, 아쉽게도 현대는 정보화의 시대. 시시각각 시대는 변하고 있고, 세대간의 인식차이란 것을 포괄할 수 있는 문화적 코드가 존재할 수 있는지 일단 의문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보면 결국 "대중문학은 허구다!" 라는 결론으로 자칫 빠질지도 모른다. 엘리트주의의 반대적 의미로써의 대중문학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히 말해버릴 수 있는게 아닌 것이, 분명한 것은 문화권 전체의(어쩌면 인류 전체의) 공동적인 코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트릭스를 보면서 우리의 주인공을 못살게 구는 스미스 요원을 보면서 분통을 터뜨린다. "저런 개놈이!" 영화를 다 본 다음에야 어떨지는 모르지만 보는 순간에야 성질나는게 맞다. 인류애라고 봐도 좋고 도덕성이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어쨌든 우리의 대부분은 서로 공유하고 있는 어떠한 개념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이 교육을 통해 형성되든, 스스로 터득하여 배우든,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우리의(대중의) 기호를 대체로(!) 만족시킬 수 있는 소설은 있을 수 있다. 아마도 가장 바람직한 대중 소설이란 그런 것일 게다. 모든 사람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할 지는 모르나, 대체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재미를 줄 수 있는 문학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쓰는 대중문학이라는 말은 좀 다르다. TV 매체에나 신문, 우리 주위에서 쓰는 대중문학이란 단어는 그저 좀 재밌고 덜 지루한 소설쯤으로 치부되는게 사실이다. 글쎄, 그게 완전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정확한 말은 더더욱 아니다. (이에 대해서 좀더 깊은 고찰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그거에 관심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 행간에 떠도는 소설이라고 부르기에도 뭣한 잡문들이 대개 그런 대중소설이란 팻말을 달고 시중에 판매되는데... 각성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대중소설이란 대중의 기호에 맞는 소설이지 청소년의 기호에 맞는 소설은 아니다. 그건 청소년 소설이지. 한동안 없던 이런 주제에 대해 요즘에 들어 말이 많은 것은(요즘이라 해봐야 통신문학이 상콤하게 싹트던 97 년 이후이다.) 아무래도 소설의 독자층이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출판도 돈버는 직업인지라, "드래곤 라자" 이후로 급격하게 증가한 청소년층의 기호에 맞는 소설을 찍어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대중문학의 질도 많이 내려간 것이다. 수준 낮은 입담. 즐겁지 않은 유머. 어설픈 스토리. 앞으로 보고 뒤로 보고 옆으로 보고 세워서도 봐도 도저히 대중보다는, 청소년의 기호에 철저히 맞춰진 소설이다. 그러고는 대중소설이라는 버젓한 이름을 가장해 언론 등에 대두되면서, 우리 문학의 수준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해야할 단계까지 와버린 것이다. 아마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답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 자체의 버전업이다.
글쎄... 나로서는 먹고사는 입장에서 찍어내는 출판업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다. 팬터지 소설이란 것, 청소년 소설이란 것은 출판업계란 메마른 사막 위에 내리는 한줄기의 봄비와도 같은 것이다. 이름있는 작가가 아니면 몇천부 팔기도 어려운 판에 팬터지 이름만 떡하니 갖다 대면 수만부는 펑펑 찍어내는게 아쉽지만 우리의 현실이다.(대부분의 작가들의 월수입 평균이 80 만원이란 말이 있다. 사실 저 정도의 수입이라면 처자식 먹이는 것은 고사하고 혼자 살아야할 판이다.) 그러니까 해야할 것은 우리 자체의 버전업이란 것이다. 그 의미란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들 알 것이다. 그저 눈을 높여 시중에 그런 잡문이 떠돌아다니면 휙 찢어 주인 몰래 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안팔리면 안찍는다.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정도 밖에 없다. 대중소설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우리의 안목을 높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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